두번째 손님
첫번째 손님의 계약이 완료된 이후에도 "내가 스스로 해서 무언가를 얻어냈다"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다.
그래서 매일마다 더 매물을 찾아보고, 손님이 있다고 가정하고 생각해보고, 매물을 찾아보기를 반복했다.
어느날 손님이 방문으로 찾아오셨다.
조그마한 보라색 캐리어를 들고 본인이 원하시는 가격대가 있는지 확인하셨다.
"보증금 천만원에 70만원 있어요?"
뭔가 체념한 듯한 목소리였다.
얘기를 들어보니, 원룸이고 상태가 좋고 10년이상 거주할 만한 공간을 저 가격으로 찾고 계신다고 하시는 거였다.
동료분은 눈치로 "돈 안 되는 손님이니 그냥 보내라"고 하셨지만,
이때의 나는 돈도 돈인데,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은 돈보다고 실패든 성공이든 손님과 부딪혀보는 경험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설명했지만 그게 통하진 않았다.
어차피 보낼 손님이기도 했고, 나에겐 한명 한명이 소중했기 때문에 찾아봐드리겠다고 하고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렸다.
나는 찾고 찾아봤지만 이 근방에서는 그 가격에 원룸은 보통 엘레베이터가 없거나 상태가 크게 좋지 않은데, 그마저도 공급이 없어서 못구하는 지경이였다.
잠시만 앉아계셔달라고 하고 매물을 더 찾아보았다.
내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15분쯤 지났을까, 동료분도 같이 찾아주셨고 "00에 있는데 이거 봐봐요"
라고 해주셨다.
나도 분명 보고 지나친 곳이였는데 어떻게 거기에 그런 가격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여기서도 나는 아직 찾는 능력이 부족하단 것을 느낀것과 동시에 동료분의 대단함도 느끼게 되었다.
매물로의 이동
그 매물은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속해있는 지역에 있지는 않았다.
손님께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괜찮은지 문의를 드렸고, 괜찮다고 하셔서 차로 20분거리?로 우리는 이동했다.
이동 중간에도 본인의 사연을 말씀해주시는데, 요지는 이랬다.
본인은 마음에 드는 한 곳을 찾아내서 오래 거주 하는것을 좋아한다고, 지금 살고 있는 곳도 10년 이상 살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여쭤봤다.
"그러면 이사를 나오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그랬더니 집주인이 월세를 너무 안올렸었기 때문에 올려받아야겠다고 하셔서 이사를 나오시는 것이고, 나오는 김에 깨끗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마침 향하는 곳은 처음 가보는 곳이였지만 매우 깨끗한 상태였다.
손님은 보시자마자 마음에 드셔서 계약을 하시겠다고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신축물건이고 상주하시는 분양사분이 계시는 곳이라 관리비 정산같은 것도 이곳에서 다 처리해주셨기 때문에 내가 한것은 딱히 없었다.
두번째 계약을 하게되셨던 손님은 소탈해보이셨고, 하루하루 잘 살아나가시는 분 같았다.
뭔가 음식으로 생각하게 되자면 두부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돌아오는 길
모두다 계약을 하게 되어서 축하한다고 해주셨지만, 계약 건수가 늘어갈 수록 감사한 부분도 있지만
내 안의 모자람은 전혀 채워지지 않고 오히려 깊어만 갔다.
"다음에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해야지" 라고 생각할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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