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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리뷰

중개사무소 근무 후기 - 극 직주근접 희망 손님 1편 (신탁물건)

by 일상의리뷰 2024.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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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무소에 근무하면서 많은 손님들을 만나왔고, 적지 않은 계약을 해왔다.

앞으로 그 때 있었던 것들을 다시한번 되뇌이며, 몇 편에 걸쳐서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은 그 첫번째! [극 직주근접 희망 손님] 이다.

 

첫 만남

 

첫 만남은 평일 중 공휴일에, 마침 다른 커플 계약이 끝나고 나서 거의 바로 들어오신 손님이였다.

여름이였고, 더운날이였지만, 극 여름은 아니였음에도 땀은 8월 초 중에서도 가장 더운 날처럼 흘리시는 분이 계셨다.

다행히도 우리 사무실은 매우 쉬원한 편이셔서 한 숨 돌리시기에 좋았다.

 

물건 상담

 

상담을 해보니, 손님은 주야 교대로 근무하시는 분이셨고, 한 곳에서 20년 넘게 근무하셨더라.

이전에는 대중교통으로 1시간 거리에서 출퇴근 하셨다가 불편하셔서, 대중교통으로 30분 거리에 거주를 하셨고.

이왕 이사를 하시는 김에 도보로 10분거리 안에 회사로 출퇴근 하실 수 있는 곳을 원하셨다.

 

손님의 예산은 일단 현금 3억 초반에 대출은 안받는 것으로 진행하시는 분이라.

선택지도 많아보였고, 원하시는 물건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원하셨던 조건은 방 2개의 집이였다.

처음에는 그 가격 대 내의, 도보 10분 거리 상에 있는 신축건물로 보여드렸다.

매우 깨끗하다고 좋아하셨고, 뷰도 서울 치고 매우 좋은 편이였다. 앞에 막히는 것 없이.

 

하지만 뭔가 걸리는 게 있는듯 거의 30분 넘게 그곳에서 얘기하면서 둘러보다가, 다른 매물을 보여달라고 하셔서 다른 몇개의 매물을 더 보여드렸다.

그런데도 뭔가 완전히 성에 차는 느낌은 아니였다.

대출은 절대 받기 싫다고 하셔서 대출을 안받는 선에서 찾아드린다고 이곳저곳 이동하면서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곳을 찾아서 보여드렸다.

결국은 처음에 보여드렸던 3억 초반의 2룸 신축 전세 매물로 계약을 하셔서 집으로 돌아가셨다.

 

문제의 시작

 

계약을 하기 전엔 반드시 매물의 특성에 대해서 설명 드려야하는게 맞고, 언제나 그렇게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서 신축이면 정말 10에 9은 신탁물건이다.

그 이유는 대출받기 용이하다는 장점 때문에 많이 이용하는 것 같다.

10세대 정도만 지어도 30억은 그냥 나가니깐 말이다.

 

그리고 신탁물건은 또 중요한 부분이. 못해도 현금의 경우에는 현금 처리되는 날 신탁 말소를 접수하기로 하는 약속이 특약으로 있어야한다. 같은 날 말소하는 것을 법적 용어로 "동시말소"라고 한다.

물리적으로 10시 10분 00초 이런식으로 하는 동시의 개념이 아니라, 당일에 함께 해주는 개념이다.


[막간 설명 - 왜 신탁이 있으면 대출이 안나오는지]

 

대출의 경우에는 더욱 까다로운데, 신탁물건은 대출 실행 자체가 안된다.

이유는 "신탁"은 일종의 근저당과도 같다.

근본적으로 신탁이 발생된 이유는 "큰 대출"을 받기 위해서다.

그래서 A 오피스텔에 "00신탁"이라고 되어있으면, 금액은 안나와있지만,

그 금액에 상응하는 돈을 지불해야 해당 신탁이 말소된다.

반대로 생각하면, 신탁 말소가 안되면 1순위 근저당으로 이미 "00신탁"이 들어와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에,

예를들어 전세 2억짜리 오피스텔이라고 하면 매매가로 따지면 2.4~3억 초반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러면 신탁에 상응하는 금액은 예를들어 70%라고 했을 때, 2.4억의 70% = 1.68억 정도 일텐데.

근저당을 설정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근저당 부탁한 사람인 집주인이 돈을 갚지 못했을때,

경매로 넘겨서 청산 받고 수익이 나야하는데, 경매는 100%로 쳐주지 않는다.

 

2.4억 짜리 오피스텔이 경매에 나오면, 한강뷰나 큰 특이점이 없으면 무조건 80% 이하에서 거래가 될 것이다.

그러면 2.4억짜리 오피스텔을 청산한 낙찰가액이 약 1.9억이라고 했을때, 1.9억에서 경매 실행을 위해서 사용된

부수비용 및 체납 조세 등을 먼저 청산하고 나면 다음으로 남은 돈에서

먼저 선순위로 잡힌 근저당이 1.68억쯤을 청산하고 나면 남는게 아무 것도 없다.

즉, 먼저 선순위로 잡혀있는 1.68억에 해당하는 근저당 역할을 하는 "00신탁"을 말소를 해줘야,

추가로 근저당이든 뭐든 실행이 가능한 것이다.

 

매매의 경우는 보통 신탁이 이율이 일반 근저당 보다 쌔기 때문에 근저당으로 전환 설정되기도 하며

전월세의 경우는 무조건은 아닌데, 계산이 복잡해지니깐 그냥 4억 이하의 물건은 근저당이 없어야

대출실행이 된다고 보면 된다.


암튼 이런 것들을 다 설명 드렸고, 좀 찜찜한 것 같기는 하신 것 같아도 알았다고 계약하고 가셨다.

그리고 이때부터 1주일 즈음 지났나? 드문드문 1주일에 3번정도씩 연락와서 신탁 불안하다고 가족분도 전화해서, 길게 통화할때는 2시간 넘게 설명하고 통화했던 것 같다.

 

결국은 계약 후에도 거진 10시간정도 통화했던 것 같고, 그래도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다고 하셨고,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신탁말소 관련해서 문제가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분양사도 계속 전화해서 물어보고 확인할때마다 말이 바뀌고, 계약날때도 위임장은 기간 만료 된 것 가져오시고 난리도 아니여서 그걸 빌미로 위약금은 없이 전액 환불 받으시는 쪽으로 환불 도와드렸고,  급하게 신탁물건이 아닌 것으로 계약 도와드렸다.

 

썩 맘에 들어하지는 않으시는 듯했지만, 금액이든 거리든 조건은 맞춰졌다.

다만, 신탁 물건이 더 좋고 뷰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아쉬움은 남으신 듯했다.

 

이 거래건은.. 이렇게 잘 마무리가 되는 줄 알았지만, 좌충우돌이 많은 거래였다.

다음편에 이어서 작성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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